[여성종합뉴스] 지난 15일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는 관련기관의11차례 방류통보·홍수주의보 발령중 인 가운데 현장까지 전달이 제대로 안돼고 있는 까닭에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우기때 공사중단 강제할 법규 필요" 하다며 서울에서 대형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것은 국지성 집중호우라는 기후적인 요소 외에 관계자들의 '안전 불감증'이 주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를 막을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감리업체, 시공사 모두 11차례 방류 통보·홍수주의보 발령등 현장에선 이를 무시하거나 방임으로 인명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팔당댐 방류 증가·한강 수위 상승에 대한 사전 경보와 현장 철수 지시가 작업 중인 인부들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고, 가장 큰 문제는 기상과 주변 상황을 통합 예측해 공사 중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매뉴얼이 없는 것과 전달 체계가 일원화되지 못한 점이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사고 당일 새벽부터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팔당댐 방류량과 한강 수위를 실시간 문자로 알렸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내용을 전해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새벽 1시 30분분터 사고 발생 전인 오후 3시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팔당댐 방류 문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또 지난 15일 오후 2시 30분경 각 자치구와 상수도사업본부에 한강 범람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상수도사업본부는 이 같은 사실을 현장에 전달하지 않았다.
감리업체와 시공사가 사고 당일 오전 15분 만에 끝낸 겉핥기식 안전 점검에 대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현장 확인 없이 전화 한 통만으로 공사를 승인,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건화 소속 이명근 감리단장은 "문자는 듣지 못했고 정부나 시청에서 내려온 매뉴얼은 따로 없어 우리가 만든 지침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시공사 측은 매뉴얼에 따른 판단 대신 '카카오톡'의 사진으로 서로 위험 상황을 공유하고 긴급히 철수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도급 업체는 '대피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체계적인 전달과정 없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지하 현장에서는 인터폰도 한 번 울리지 않았고 7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수몰됐다.
서울시는 해당공사는 전면 책임감리제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에 대해 정부가 아니라 감리업체에 모든 관리·감독 권한을 맡기는 제도로 시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시는 계약서 상에 우기 때 지체금을 물지 않고도 공사를 연기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밝혔지만 업체 측에서는 공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는 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우기 때는 공사를 중단하도록 하는 법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안전시민연합은 "우기에 지하에서 공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안전 불감증"이라며 "책임감리제라 하더라도 정부기관은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고 우기에는 공사를 전면 중단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