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문제를 놓고 금융권이 또 다시 고민에 빠져....

입력 2013년11월18일 10시58분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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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 발효땐 `마케팅ㆍ영업` 타격 불가피

[여성종합뉴스]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현재 주민번호 사용 실태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 18일 금융권 은행ㆍ카드ㆍ보험 등 금융회사들이 내년 개인정보보법 개정안 발효 후 발생할 주민번호 사용 위축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신용정보법 등 개인정보보호법 이전에 제정된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고객에게 받아 주민번호를 활용하고 있다.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주민번호 사용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금융권은 예외적으로 주민번호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금융권을 포함해 모든 산업권에 CEO 직접 처벌이나 과징금 제도 추가 등 매우 엄격한 주민번호 수집 및 이용 원칙을 들이대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주민번호 사용이 제한될 경우 IT시스템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수십년 간 지속해 온 마케팅 및 영업 방식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고민이 가장 깊다. 이미 은행들은 IT시스템 업그레이드시 주민번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주민번호를 `식별값'으로 둔 고객 데이터베이스(DB)가 대다수여서 향후 정부 계도 방향에 따라 대응방향을 정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위가 현재 추진중인 `금융ISMS(정보보호관리체계)' 가이드라인에서 주민번호 사용 수준을 어떻게 제시할지를 바로미터로 삼는다는 생각이다.

카드업계는 구체적인 준비는 아직 하지 않고 있으나 영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업은 카드 발급 이후에도 `비대면거래'가 많아 무턱대고 주민번호를 통한 인증을 줄이면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카드분실시 분실신고 접수 과정이나 ARS 영업 과정에서도 주민번호를 통한 본인 확인부터 한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 주민번호 활용을 줄이면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사를 위해 개인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한 보험업계도 자칫 주민번호의 과도한 이용 제한이 보험 사기 등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 가입 계약 이후에도 여러 단계에서 주민번호를 통한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개인정보보호 취지는 좋지만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생각지 않은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다양한 의견을 잘 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금융권의 주장이 지나치게 `금융권 편의주의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다른 산업군에 주민번호 오남용을 최대한 줄이는 정책이 적용되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금융권 역시 불필요한 주민번호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재정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보안 전문가들은 스미싱 등 각종 해킹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융권 내에 주민번호를 기반으로 한 여러 DB가 해킹되면 고스란히 2,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의 계도를 통해 주민번호 사용을 줄여나간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전자금융팀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일선 창구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주민번호 수집 등은 앞으로도 열어둘 계획이지만 수집된 정보를 아무렇게나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계도를 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주민번호를 직접 쳐 넣는 상황을 없애고 불필요하게 과도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줄일 수 있도록 금융권 스스로 자제하는 방향으로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사 개인정보보호 자가진단리스트'를 작성해 스스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챙기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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